
어른이 되면서 가장 빨리 잃는 감정이 '설렘'이라는 감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무엇을 해도 희미하고 흔하게 느껴져 가슴이 뛰는 일들이 점점 줄어드는데...
오늘은 어렸을 때 느꼈던 설렘을 다시 한번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앞으로 비 오는 날이 더욱더 좋아질 거 같다. 비가 너무너무 좋다. 분명 비가 그를 내게 데려온 것이다. 그래서 비가 좋다. 그래서 그가 좋다.
벅찬 마음에 사무실에서 고함을 질렀다.
다들 내가 로또라도 당첨된 줄 안다. 로또 당첨보다 더 좋은 일인데 티를 내지 못하고, 일하는 내내 슬리퍼 신은 애꿎은 내 발만 동동 굴렸다. 심장이 터져버리는 줄 알았다. 사실, 바쁘시기도 하고, 나이도 있으셔서 깜빡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히히, 너무 좋아. 정말 좋아. 진짜 좋아. 완전 좋아. 많이 좋아.
입사 이후 이렇게 열심히 일해본 적은 오늘이 처음이다.
나의 설렘이 그의 설렘에 가 닿기를 바라본다.
참을 수 없는 설렘이 주체가 되지 않는다.
터질듯한 호르몬 격량을 맨 정신으로 견디어야 하는데 참을 수가 없다. 자폭할 거 같다^^
온종일 보슬보슬 방울방울 내리는 비는, 설레는 마음을 더 부축이고 있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설렘은 핏줄을 타고 온몸을 다니며 너울거린다. 그 흥분으로 부풀어 오르는 것 같다. 이래서 사람들이 마약을 하는구먼?
아직도 내 발은 동동거리고 있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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