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개월 완모 모유수유 경험담과 리얼후기

마냥 낯설기만 하고, 나와는 거리가 먼 '엄마'라는 단어가 이제는 익숙해졌습니다.
내가 아기를 낳다니,
나에게서 젖이 나오다니,
내 품에서 울음이 그치다니,
내가 엄마라니...
여전히 겁도 많고 부족한기만 한데,
엄마라고 나를 찾고, 내 젖을 먹고 자라고, 내 품에서 새근새근 잠들고, 날 보며 활짝 웃는 아이들 덕분에 어느 틈엔가 엄마라는 존재가 제 인생에 뿌리를 내렸습니다.
나보다 아이가 더 먼저인 '엄마라는 삶'이 희생이라 불린다면 그 희생마저도 제 인생에서 더할 나위 없이 찬란하기만 합니다.

모유는 아이에게 먹이기 위해 사람이 생산한 젖을 가리키는 말인데요. 오늘은 신이 주는 선물, 모유에 관한 내용을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필자는 첫째 26개월, 둘째 27개월 직수(직접수유)로 수유기간만 총 4년 4개월의 찐 경험담과 현실적인 조언, 그리고 모유수유 성공 꿀팁에 대해 풀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필자는 모유수유에 적합한 가슴은 아니었습니다. 유두가 매우 작았거든요. 크기를 비교하자면 비비탄 총알과 같거나 더 작았었고, 유륜 또한 작았습니다. 혹시 함몰유두라고 들어보셨나요? 측면에서 가슴을 봤을 때, 유두가 밖으로 돌출되어 있지 않고 유륜 속으로 들어가 있는 유두를 말하는 건데요. 필자는 어렸을 때 함몰유두였습니다. 친정어머니는 그걸 미리 인지하셨고, 목욕시켜 줄 때마다 교정과 마사지를 해주신 덕분에 필자는 국민학교 입학 전에 함몰유두에서 정상유두가 되었습니다. 함몰유두와 편평유두가 정상유두보다 직수에 어려움은 있지만, 직수를 하지 못하는 건 아닙니다.
다시 본론으로 와서, 체질과 호르몬이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필자는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가슴이나 유두의 크기는 변함없었습니다. 다만, 유륜의 색깔이 분홍색에서 연한 갈색으로 변했습니다.
첫째를 제왕절개로 출산한 후, 가슴마사지를 받았는데 거기 이모님께서 완모 하기에 힘든 젖가슴을 가졌다고 하셨어요. 유두가 매우 작아서 엄마와 아이 둘 다 힘들 거라고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필자는 4년 4개월 동안 모유수유에 성공했습니다.
모유수유 4년 넘게 했다고 하면 항상 주위에서 자주 물어보는 질문들이 있습니다. 소문만 무성한 모유수유의 진실 혹은 거짓을 속 시원하게 답해드리겠습니다.

모유수유의 진실 혹은 거짓
-모유수유 후 생기는 가슴 변화
가슴 크기도 작아지고, 쳐지며, 탄력 또한 없어집니다.
출산 후 외형적인 변화 중 가장 큰 비중이 바로 가슴 처짐입니다.
필자의 임신 전 신체 사이즈가 키 152cm, 몸무게 42kg 가슴둘레 75B 컵이었습니다. 현재는 155cm, 몸무게 45kg 가슴둘레 75A컵입니다.(현재 키가 커진 이유는 다음 포스팅에서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출산과 수유 때 가슴크기가 커지거나 부풀어 오르지 않아 저는 쳐지거나 작아질 거란 상상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었어요. 그렇지만 나름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수유브라, 가슴크림, 가슴마사지를 병행했지만, 결국 현재는 가슴이 처지고, 작아지며, 탄력까지 잃었습니다.
임신과 출산이라는 큰 호르몬 변화로 인해 콜라겐과 엘라스틴 섬유가 약해지면서 피부 탄력이 저하되고 가슴이 처지는데요. 이뿐만 아니라 지구에 사는 한 가슴도 중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죠. 아! 필자는 유두가 매우 작았었는데 4년 이상 수유 후 유두는 현재 일반인들과 비슷한 크기의 유두로 바뀌었습니다.
-모유수유하면 살 빠지는가에 대한 질문의 답엔 저는 첫째는 빠졌고, 둘째는 쪘습니다.
모유수유는 다이어트에 효과적입니다. 그건 명확한 사실입니다. 통상 하루 모유수유로 500칼로리에서 700칼로리 소모된다고 합니다. 적지 않은 칼로리 소모율이죠. 운동을 굉장히 너무나 싫어하는 필자는 전혀 운동을 하지 않지만, 운동으로 빼려면 3~4시간을 아주 힘들게 해야만 저 칼로리가 빠지기 때문에 실제로 아기가 젖을 먹고 나면 배가 고플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배고프다고 칼로리보다 더 많은 음식을 먹기 때문에 찌는 겁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좋은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해 산모들이 잘 챙겨 먹기 때문에 살이 잘 안 빠지기도 하고요. 고로 즉, 세끼 식사 외에 식단으로 관리하셔야만 다이어트에 효과적입니다.

모유수유의 장점과 단점
모유수유의 장단점에 앞서 모유에 대해 조금 더 살펴본 후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모유는 출산한 여성의 유방에서 나오는 유즙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 모유가 사실 엄마의 피라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아기가 젖을 빨면, 엄마의 뇌하수체에서 프로락틴과 옥시토신이 분비됩니다. 프로락틴은 혈액을 모유로 바꾸라고 명령하고 옥시토신은 만들어진 모유가 흘러나오게 해 줍니다. 여기서 잠깐! 왜 모유가 붉은색이 아닌지 궁금하시죠? 모유에는 적혈구가 들어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경이롭고, 신비한 모유는 더 놀라운 사실이 하나 더 있습니다. 시시때때로 내 아기의 상황에 맞게 모유를 변하게 하는 것이죠. 각각의 포유류에 맞게 젖의 성분이 조금씩 다르다는 겁니다. 이로써 모유는 신이 주는 최고의 선물임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필자입니다.
그리고 모유에는 아기에게 가장 적절한 영양 공급을 하며, 아기의 신체와 지능 발달에 필요한 영양소와 감염을 예방하는 면역글로불린이 풍부하여 면역기능에 도움을 주고, 모체와 아기 모두 건강에 이점이 있다고 합니다. 또한, 엄마와의 피부교감으로 아기의 정서 및 사회성 발달에 도움이 됩니다.
세계보건기구 WHO와 대한모유수유의 권장 기간은 2년 이상입니다. 이는 생후 6개월까지는 모유만으로 충분하며 6개월 이후부터 이유식을 함께 병행함으로써 모유만으로 부족한 영양소를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모유수유의 여러 고민 중 선택의 기로에서 제 글을 읽고 계신다면, 먼저 육아엔 정답은 없습니다. 불안해하지도 비교하지 마세요. 모든 엄마들은 좀 더 내 아이에게 나은 것을 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을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으니깐요.

앞서 말한 모유수유의 장점 외에 필자가 수유하면서 느낀 장점에 대해 간략하게 적어보겠습니다
•자궁수축으로 산모 회복이 빠르다.
•배란이 억제되어 자연 피임 효과.
•무균의 신선한 모유를 적당한 온도에 쉽게 줄 수 있다.
•소아 비만, 유아 비만 발생 확률이 낮다.
•경제적이다.(분유값, 젖병, 젖병소독기 등)
•외출 시 분유수유에 비해 가방이 가볍다.
•설거지가 필요 없다.
단점으로는
•모유수유 양을 확인할 수 없다.
•분유보다 소화가 빨라 자주 물려야 한다.
•가슴트러블이 생길 수 있다.(젖몸살, 유두백반 등)
•분유수유보다 엄마 자유시간이 짧다.
•외출 시 수유실 공간이 없으면 불편하다.
•수유기간 동안 음식을 가려야 한다.
•유두가 치발기로 사용된다.
•아파도 엄마는 약을 먹을 수 없다.
•잘못된 수유자세로 만신이 아프다.(손목, 골반, 허리, 어깨 통증 호소)

사실 모유수유에 관한 경험담을 청산유수로 적어 내려가고 있지만, 필자도 처음부터 모유수유가 쉬웠던 건 아니었습니다. 작고 짧은 유두에 아이는 빨기 힘들어 배고파서 울고, 필자는 빠는 힘이 세서 아파서 울고..
필자의 젖에서 나오는 젖양보다 필자의 눈물의 양이 더 많았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작은 유두, 함몰유두, 편평 유두에 유두보호기를 사용하면 아이가 모유를 잘 흡입할 수 있습니다. 저는 유두보호기를 7일 쓰고 과감히 버렸어요. 유두보호기에 아이가 적응하면 모유수유 기간 동안 꾸준히 보호기를 사용해서 젖을 물려야 하기에 저는 의지하기 싫어서 버렸습니다.
신생아 때는 엄마의 젖양과 아이의 먹는 양을 맞춰야 해요. 그래서 아이가 먹고 싶어 하면 밤낮 상관없이 수시로 물려야 하는데 거기다 모유는 소화가 더 잘 되어 밤중 수유, 새벽 수유도 스스럼없이 아이에 맞춰 수유하기 때문에 진짜 힘들어요. 테레비나 sns에서 아기와 엄마가 눈 마주치고 교감하며 모유수유하는 모습에 나도 저런 모습일 거라 생각했지만, 적응하기까지는 그냥 병든 닭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의 필자는 단유 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벌써 이때가 그립고 더 많은 사진을 담아 놓을걸 하면서 후회가 됩니다.
아이를 품 안에 안아 젖을 물리고 있는 별거 아닌 거 같은 이 수유 시간이 주는 기쁨과 행복이 생각보다 훨씬 커요. 그리고 이 수유할 수 있는 시기가 길지 않기 때문에 더없이 소중하고 짧게만 느껴집니다.
아이의 체온과 맞닿은 보드라운 피부와 아기아기한 젖내음. 그리고 오물오물 쫩쫩 빠는 작은 입. 엄마를 보는 따뜻한 아기의 눈길이 너무 그리워요. 오롯이 엄마만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이라 해도 감히 과언이 아니죠.
모유에 관한 필자의 경험과 전하고자 하는 내용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그래서 다음 포스팅에서는 모유수유의 고충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모유량 늘리는 방법과 가슴트러블(젖몸살, 유두백반, 울혈 등)을 겪으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들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찌찌"라는 말만 들어도 마냥 행복해하는 아들 영상입니다.
필자는 자식을 낳기만 하면 모성애가 저절로 생기는 줄 알았습니다. 모성애가 없던 저는 온전하게 엄마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데까지 꽤 시간이 흐른 뒤였으니깐요.
지금 생각하면 누군가의 딸로만 30년을 살았는데 누군가의 엄마로 살아간다는 현실이 꽤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거 같아요. 여러 종류의 분유와 젖병을 아무리 바꿔도 먹지 않는 아이를 위해 모유수유는 내 아이의 한줄기 희망이었고, 내 젖은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였습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모유수유에 매달리고 나서야 알았어요.
질끈 묶은 머리에 며칠 입은 잠옷. 며칠 못한 집안살림에 아침 겸 저녁을 먹어도 내 아이의 엄마니깐 육체적으론 힘들어도 버틸만했어요. 환하게 웃어주는 내 아이의 미소에 너의 엄마로서 삶도 괜찮은 거 같다고, 엄마로서 삶도 더 값진 삶일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아직도 여전히 육아가 마냥 쉽지 않지만, 필자는 두 아이의 엄마로서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