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편소설)#1-195 주름진 사랑

#도박
고백은 일종의 도박이다.
어떤 고백이든 실패의 리스크는 크고 작게 존재한다.
고백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 하나 있다. 바로 용기.
없는 용기를 끌어오려면 나는 또 도박을 걸어야 한다.
내가 내야 하는, 아니 내가 그에게 낼 수 있는 마지막 용기이길 바란다. 내 사랑이 곧 멈춰야 함을 나는 알게 모르게 느끼고 있다. 종지부를 찍어야 함을 알고, 물러나야 함을 안다. 그럼에도 놓을 수 없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그를 보러 갈 때마다 늘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간다. 언제 끝나도 전혀 이상할 거 없는 사랑을 하고 있음에...
그의 눈 밑에는 주름일까, 아니면 인디언 보조개 일까.
반백살의 나이를 생각하면 주름일 가능성이 매우 크지만, 보조개 일 수도 있다. 하... 그의 얼굴을 수없이 떠올려 봤지만, 알 수 없었다. 너무 알고 싶다. 결국 내 궁금증은 용기를 이길 수 없었고, 궁금증을 해소하려면 용기를 주어야 한다.
그의 마스크를 벗겨내, 가까이에서 확인하련다. 주름인지 보조개인지. 당황해하시겠지만, 그건 이제 내 알바 아니다. 그거까지 신경 썼다간 또 밤을 새워야 할지 모르니.... 그냥 일차원적으로 내가 궁금한 모습만 보면 된다. 그래, 그게 뭐가 어렵다고. 그 간단한 일에 동기부여는 용기가 되고 만다. 정해진 약속시간에 도착하면 무조건 해야만 한다. 도박을 걸어두자. 꼭 할 수밖에 없는 나와의 약속.
#불편함
'내 옆에 당신만 있어준다면 다 괜찮아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당신을 옆에 두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마음이죠. 시간이 지날수록 이 불편한 것들이 괜찮은 것들로 바뀌려 합니다. 그래선 안 되는 일이죠. 제게 더 이상 당신을 사랑할 시간이 남지 않았다는 걸 의미하기도 합니다. 내가 당신을 붙잡기 전에 내가 먼저 도망쳐야 되겠지요. 도덕과 윤리가 불편함으로 남아있을 때 떠나야 함을 알고 있습니다. 점점 어디까지가 솔직한 마음이고, 어디까지가 무례함이며, 어디까지가 적당한 선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가득한 내 사랑이 가엽습니다.
당신은 내가 불편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