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글쟁이/엽편소설

엽편소설)#1-136 가지 못하는 이유

호호아줌마v 2024. 10. 30. 21:31



수많은 계절이 돌고 돌지만
그와 함께한 계절이 많지 않아
계절의 끝에 서면 몸살을 앓는다.
계절이 멀어지면 잊힐까 봐
계절이 옅어지면 지워질까
계절마다 실려 내게 오는 어른 남자.

한사코
그의 곁에서 떠나지 않으려는 마음을 담아
내 계절은 항상 그에게 맴돈다.

나는 이제 그 없이도 그를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그의 말투, 그의 숨결, 그의 향기마저 아직도 내 곁에 머무는 거 같다. 그와의 모든 순간들이 내 안에서 희미해지지 않고 여전히 아른거린다. 그가 내게로 오지 않으리라는 걸 알고 있다. 그게 사실이라는 게 너무나 선명하게 다가올 때면 마음이 아려오지만, 그래도 나는 꿋꿋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중이다.  그가 없는 내 삶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걸 안다. 과거에만 머물러 있을 수는 없으니...





  이런 모습으로 어른 남자 앞에 절대 갈 수가 없다.....
안 그래도 별명 많은 나는 단발머리와 함께 '박초딩'이라는 새 별명이 생겼다 ㅎㅎㅎㅎㅎㅎㅎ 하하. 다들 놀리기 바쁘다. 첫 남자는 귀엽다고 하지만 그건 엄연히 첫 남자가 자르라고 날 부축여서 하는 위로일 게다. 더 기분 나빠!!!!!!!
  머리를 묶어도 너무 짧아 곧 흘러내리고 만다 ㅠㅠ 묶일 때까지만 그때까지만 기다렸다가 가자 ;;
빌어먹을.
젠장.
사실, 단발머리여도 그를 보러 가려고 했지만 남동생의 한마디에 보러 갈 용기가 쏙 들어갔다.

"뭐 한다고 최양락 머리를 하고 댕기노?"
"야이 자식아!!!!!!!ㅠㅠ 누나 그렇게 이상해??"
"어려 보이려는 늙은 중년 아줌마 같아"
"니 일루온나!!!!!!!!!! 살고 싶으면 와!!!!!!!!!!!!"

나는 이로써 절대 그에게 몬간다.
어른 남자도 날 보고 최양락 같다고 생각하면 안 되니까 ㅜ 그는 분명 착해서 내게 말은 안 하겠지만 속으로라도 날 최양락으로 기억하게 하고 싶지 않다ㅠ
온종일 머리 길어지는 방법을 검색했다. 오늘부터 야한 생각도 많이 하고, 빗질도 많이 해주고, 맥주효모가 들어있는 맥주도 많이 마셔야겠다^^
언넝 보러갈게ㅜㅜ 보고싶어 ㅜㅜ 엉엉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