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글쟁이/엽편소설

엽편소설)#1-127 사의찬미

호호아줌마v 2024. 10. 23. 03:25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평생
돈도 명예도 사랑도 다 싫다'

이어폰으로 들려오는 일제강점기시대의 성악가 겸 가수 윤심덕의 노래 '사의찬미'는 평소 자주 듣는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죽음을 찬미하다니... 죽음을 칭송하고 찬양하는 일이라니... 다들 아는 이야기지만, 음반을 일본에서 발표한 후 이뤄질 수 없는 사랑에, 인정받을 수 없는 사랑에 결국 유부남 김우진과 함께 동반자살로 사랑의 끝맺음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성악가 윤심덕.
어쩔 수 없는 사랑과 그 슬픔을 감당하기엔 너무나 큰 아픔이었으리라 짐작해 본다. 그래서 이렇게 살바에 죽음을 택하겠다는 어쩌면 불행한 시대에 불행한 삶을 살아 그 결말이 무모하고 안타까운 사연이 있는 노래. 예전부터 가사가 마음에 들었다. 이 곡처럼 자신의 힘든 삶을 벗어나 죽음을 열망하는 한 여상의 비극적인 삶.


#비워내야 채울 수 있다
채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비워내기.
오지 않을, 기약 없는 연락을 기다리며 시간 낭비 말고, 온통 그에게 집중되어 있던 신경들에 감정 낭비 말고, 그를 향했던 사랑이 내게 돌려내야 한다. 이제는 그를 버리고 나를 채우리라.
그러나 아직은 비워내지 않아도 된다. 여전히 아직 달력은 10월에 머물러있기 때문이다.

어쩌자고 겁도 없이
덜컥 사랑에 빠져버렸을까

어쩌자고 바보같이
마음을 냉큼 다 줘버렸을까

어쩌자고 미련하게
몰래 그를 품었을까

어쩌자고 답도 없이
그를 내보내겠다 다짐한 걸까

어쩌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