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글쟁이/엽편소설

엽편소설)#1-123 기다림

호호아줌마v 2024. 10. 19. 11:51


기다림은 삶의 일부 중 한 부분이다.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짙어지는 그리움.

기다리는 순간은 설레기도 지루하기도 하지만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은 날 살게 하는 힘이 된다.

가끔 내게 불어오는 바람이, 가끔 내게 내리는 비가
짙어진 그리운 마음을 달래준다.
이런 위로 덕분에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어김없이 밀려오는 그에 대한 그리움을 가슴에 안고
그대를 기다린다.


#후회
마지막이었다.
그러나 처음이었다.
너무 설레었고, 너무 떨렸고, 굉장히 어색했다.
테레비에서 나올 법한 불꽃 튀는 뭐 그런 건 없었다. 뭐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다... 쌍방이 아니라 나 혼자 하는 사랑이니.
  뭐든 그 앞에선 망설여진다. 그 이유는 나는 그를 너무도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고, 그는 동정과 연민으로 내가 상처받을까 망설여지겠지.
그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순수하고 맑은 사람이었다.
마지막이었으니 예쁜 추억으로 남기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후회한다. 마지막이었으니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걸. 다신 볼 일 없는 그에게 더 뚜렷하게 날 생각나게 만들어 버릴걸. 마지막이니 날 변태로 기억하든 내 알바 아니니깐. 그래볼걸. 그때는 순수한 그에게 순수하게 기억되고 싶었었는데, 이렇게 바로 후회할 줄은 몰랐다. 첫 남자에게 배운 게 전부라 이게 통상적인 건지 그 이상인지 그 이하인지 나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테레비나 영화에서 보는 장면들과는 다르기에 통상적이진 않은 것일 거라 생각한다. 그는 테리비에 나오는 것을 했다. 나는 그를 잔뜩 괴롭혀주고 올걸 후회한다. 첫 남자가 알려주었지만, 그 알려준 걸 실행하면 첫 남자도 금방 무너지고 만다. 어른 남자도 그렇게 괴롭혀주고 싶었는데, 왜 갑자기 경로를 틀어 삼천포로 빠졌던 걸까.
젠장. 빌어먹을. 썅.
어른 남자 앞에서 속수무책이 되고 마는 내가 너무 싫다. 다시 시간을 돌리고 싶다.


#바람둥이
"인기 많을 거 같아요"
인기가 많으면 뭐 하나요... 너한테 인기가 없는데!!!!!
다 필요 없어요 인기 따윈. 귀찮기만 합니다.
그리고 그다지 인기는 없어요. 똥파리는 많지만요;;
그는 바람둥이가 아니랬다. 날 홀리긴(?) 했지만 그는 바람둥이는 아닌 듯했다. 너무 순수하고 착한 마음이 그를 그렇게 보이게끔 한 거 같았다. 분명 그가 끼 많은 바람둥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니라서 다행이다. 끝이긴 하지만 그래도 내 첫사랑과 짝사랑이 바람둥이를 사랑했다는 건 좀 그러니깐 말이다. 마음을 사로잡는 바람둥이도 아닌데 나는 왜 이토록 그에게 빠졌던 걸까.
처음은 늘 떨리고, 서툴고, 어색하다. 두 번째는 처음보다는 쉽겠지. 다시 그와 함께 했던 시간으로 돌아가 다시 제대로 내 마음을 고백하고 그를 사랑하고 싶다. 후회하지 않도록.
아직 11월은 오지 않았고, 아직은 내 마음은 그를 향하고 있다. 이번달까지는 많이 많이 사랑할거다. 그를 보러 갈거다. 여전히 그를 향한 내 사랑은 변함없으며, 사랑하는 마음의 크기는 어제보다 오늘이 더 커졌고 내일은 더 커질 예정이다. 많이 많이 너무 많이 좋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