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글쟁이/엽편소설

엽편소설)#1-68 온전한 내 것

호호아줌마v 2024. 9. 21. 02:45


가을비 치고는 시원하게 내리는 비.
마음에 든다.  뭔가 불필요한 감정과 생각들이 나에게서 씻어내려가는 느낌에 시원하기까지 했다.
비 오는 날을 굉장히 좋아하는 나는, 그렇게 빗속을 뚫고 그를 만나러 갔다.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샌들 굽 소리와 우산에 부딪히는 빗소리에 리듬을 맞춰 심장도 빠르게 뛰고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그는 여전히 잘 생겼고, 한결같이 부드러움을 풀장착하고 있었으며, 꾸준히 여유 있는 행동과 말투로 날 반겨주었다. 다를 것이 하나 없는 모습에 불안이 가득한 나는 그를 통해 안정을 찾아갔다.
안정을 찾으면서 한편으로는 그를 보는 것만으로도 내 몸이 반응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의 부드러운 손이 내 짧은 바지와 허벅지 사이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의 손이 속옷 안으로 들어가기 전부터 이미 나는 충분히 젖고 있었다. 덕분에 한껏 미끄러져 나에게로 들어오는 그의 손. 순식간에 둘만의 공간은 야한 공간으로 바뀌게 되었고, 아무도 모르게 짜릿한 둘만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입에서 나오는 본능의 소리는 내 손등에 틀어막고, 한 손으로는 그를 탐했다. 내가 편히 탐할 수 있게 그는 나에게 가까이 와주었고, 내 손은 먼저 그의 상체를 향했다. 예민해진 그의 가슴을 괴롭히기로 했다.  그를 괴롭히고자 시작한 내 손은 후회하고 말았다. 입에 넣어 보고 싶어 졌기 때문이다. 내 입술로 예민한 그의 상체를 달래주고 싶었다. 내 손이 움직일수록 그의 얼굴은 서서히 욕망이 가득한 사내의 모습으로 변하였다.
그는 굉장히 섹시한 남자다.
그의 상체를 맛본 내 손은 이제 하체를 향했다. 바지 위로도 느껴지는 그의 단단함은 그 존재를 내게 톡톡히 드러내고 있었다. 만지기 쉽게 그의 단단함을 내게 보였고, 맨손에 닿는 그의 단단함은 미끌거리고 뜨거웠으며 꿈틀거렸다. 미끌거림에 리듬을 맞춰 그의 단단함을 더 미끌거리게 만들었다. 조금 전까지 그의 얼굴에 쓰고 있던 마스크가 없어졌고, 덕분에 나는 그의 야한 얼굴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여전히 그의 손은 내게 머물러 있었고, 움직이고 있었다. 미끌거림을 멈추고 단단한 그를 내 입속으로 밀어 넣었다. 그 순간 그의 입에서 탄식과 같은 작고 낮은 본능의 소리를 듣고 말았다. 그의 소리는 날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서로를 탐하고 또 탐했으나 쾌락은 더 큰 쾌락을 원하기 마련.

"넣고 싶어"

또 그는 도리도리와 함께

"여기선 안돼"

맨날 안된다는 그의 말에 기분 나빴다. 나는 조금 더 그를 자극시켜 괴롭혀주리라 마음먹고, 그의 단단함을 못살게 굴었다. 단단함이 미끌거리면 미끄럼을 태워주고, 그 자극에 반응이 시원찮으면 단단함을 손에 쥐고 움직였고, 그러다 그의 표정이 많이 일그러진다 싶으면 입안으로 단단함을 넣고 그를 못살게 굴었다. 그가 점점 멀어지더니,  내 다리사이에 몸을 넣어 들어올 준비를 하는 그. 그가 내 다리를 벌려 속옷을 옆으로 치운 뒤 나에게 그의 단단함을  밀어 넣었다. 나에게서 그는 꽉 찼다.
저번과는 달랐다. 그의 단단함은 빈틈없이 나를 꽉 채웠고, 그가 움직일수록 그의 단단함을 내 몸에 전부 느끼게 해 주었다. 꽉 차서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너무 깊숙한 곳까지 닿이는 기분과 얼얼함이 느껴졌다.

"아파?"  욕망으로 온몸과 마음을 뒤덮고 있는 상황임에도 그의 배려는 나에게 부드럽게 말을 걸어왔다.

"(도리도리) 좋아"  아프다고 했으면 분명 내 몸에서 바로 나왔을 그였기에 좋아라고 대답했다. 그와 하나가 되어 정말 좋았다. 온전히 이 시간만큼은 누구의 것이라는 타이틀은 없고 오롯이 내 것이었다.

그의 얼굴이 내 얼굴을 향해 점점 가까워짐을 느꼈다. 그를 나에게로 가까이 끌어당겨 입술을 포개었다. 그의 입안과 입술, 그리고 혀까지 어디 하나 부드럽지 않은 부위가 없었고, 그와의 키스는 달콤했으며 치명적이었다. 조금 더 그의 입속에서 머물고 싶었다. 이내 입술을 뗀 그는 그의 입술이 내 가슴으로 향했다. 그의 따뜻한 입김이 내 예민한 맨살을 간지럼 태우고, 그의 입술과 혀로 날 괴롭혔다.

"쌀 거 같은데"
"안돼"


조금만 더 내 안에 머물러줘요.라는 말은 차마 내뱉지 못했다. 그가 나에게서 빠져나왔다. 나는 다시 그의 단단함을 쥐고 움직이며 미끄럼 태웠다. 그리고 다시 내 혀가 단단한 그의 중앙, 미끌거림을 내어주는 부위를 훑고 지나가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반복하다 다시 내 다리사이로 그의 단단함을 밀어 넣었고 아까보다 조금은 깊고 강하게 내게 들어왔다. 내 온몸이 뜨거워짐을 느꼈다.

"쌀 거 같아"
"안돼"


그는 다시 내게서 빠져나왔고, 나는 다시 그의 단단함을 손에 쥐고 입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 내가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했다.

"입에 해?"
"응"


그가 그의 단단함을 잡고 움직였고, 나는 그의 절정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새로운 모습이었다. 늘 여유롭고 부드러운 그의 표정은 온데간데없고 욕망과 쾌락으로 변한 눈만 보였다. 어른 남자도 사내였다. 그 모습을 보고 있다는 것 자체로도 충분히 흥분되는 일이었다. 그리고 여자로서의 희열 같은 비슷한 것도 느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오롯이 전부 그는 내 것임에 틀림없었다. 그의 절정을 입에 머금고, 그의 단단함에서 그의 절정의 결과물이 다 빠져나올 수 있게 도와주었다. 나는 잠시 고민했다. 내 입안에 든 그의 절정을 어째야 할지 말이다. 이내 곧, 그가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내 것이라는 벅참으로 그의 결과물도 내 것이라 생각하고 삼켜버렸다. 그로 인해 내 몸속으로 그의 것이 들어가게 되었다.
그의 것을 한 방울도 버릴 수 없다고 생각 들었고, 그렇게라도 그를 나에게 두고 싶었다.
그렇게라도 그를 나에게 머물게 하고 싶었다.
그를 향한 내 순수한 사랑은 나에게서 한걸음 멀어짐을 느꼈다.  그가 물티슈를 꺼내 들고 날 바라보았다. 아마 그의 절정을 처리해라는 무언가의 느낌이었다.

"삼켰어"
"????????"


그는 물티슈를 내 입 주위를 닦아주었다. 민망했다.
그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궁금했지만 그를 볼 수 없었다. 그러면 그도 나의 얼굴을 보게 될 테니깐.
그때의 나는 욕망만이 남아있을 것이 분명하기에.

아..  또 날 오해하겠지?? 변태라고 생각할 것이 분명하다 ㅠㅠ 눈치 없는 그는 분명히 내가 스킨십만 밝히는 변태라고 생각하고 있을 거 같단 말이지.
젠장.
빌어먹을.

그를 보고 집에 돌아가는 길은 다시 빗속이었다.
걸을 때마다 다리사이에서 뻐근하고 얼얼한 느낌에 마치 그가 내 몸에 머무르고 있는 듯했다. 그와 하나가 되었던 시간은 나의 것이라는 점에서 묘한 희열과도 같은 감정과 소유욕으로 나를 빠르게 채우기 시작했다.
잠시지만, 나는 그를 가져보았다. 이날의 기억이 또 영원한 생명을 얻어 평생 날 쫓아다니겠지.
점점 기억이 많아지는 건 행복한 일일까 아니면 불행한 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