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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글쟁이/엽편소설

엽편소설)#1-28 그를 괴롭히고 싶은 심리


그를 괴롭히고 싶은 심리는 무엇일까.
곰곰이 그 원인을 생각하다 얼마 전 읽었던 심리책 내용이 떠올랐다. 아마도 이 심리는 인간의 본성 중 지배욕에 관한 것이다. 인간은 욕망을 갈망하고, 욕망은 소유를 낳고, 지배를 원한다. 나는 살면서 갖고 싶은 걸 가져보지 못하는 경험을 해본 적이 없다. 맞다. 엄청 부유한 삶을 살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부족함 있게 살지도 않았다. 갖지 못한 그의 마음에 대한 지배욕과 소유욕이 채워지지 않음으로써 그를 괴롭히고 싶은 마음으로 표출되나 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심리는, '서툰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라고 나의 강박과 불안을 치료해 주시는 정신건강선생님이 알려주셨다. 마치 초등학생 남자아이가 좋아하는 여자아이를 괴롭히고 장난치는 그런 마음의 심리라고. 이 또한 맞다. 어른들도 경험이 없는 일에는 서툴기 마련이다. 하물며 내가 하는 짝사랑이 사실 은 처음 느껴본 사랑이라 더욱 서툴다.
마지막으로, 내가 보는 그는 늘 같은 표정에 같은 말투다. 그의 다른 표정도 보고 싶고, 그에 대해서 더, 더 알아가고 싶다. 그렇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에 부딪히고 그 마음이 변질되어 괴롭히고 싶은 것으로 표출된다. 나로 인해 그에게 영향을 주고 싶은 마음. 나로 인해 조금이라도 그가 표정이든 행동이든 변화를 보고 싶은 마음.
덧붙여 중년의 어른남자를 나이가 어린 나로 인해 선한 얼굴이 망가지걸 보는 것에서, 갑을 관계가  뒤바뀌는 묘한 기분에서 오는 우월감? 이 주는 벅참이 내게는 크다.  사실, 짝사랑하는 쪽이 항상 을의 입장이니까.
이로서 내가 변태가 아니라는 사실은 증명? 한 셈이다.
그런데 사실은 진짜 마음은..  중년의 남자가 어찌 저래 귀여울 수가 있지? 중년=어른 남자=귀여움 너무 언발란스한 조합이다. 선한 눈매와 웃을 때 눈꼬리가 처지고 그 틈에 주름이 진다. 높은 콧날을 가졌지만 부드러운 코선을 가지고 있어 얼굴 전체가 선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잔뜩 머금고 있다. 입술은 어린아이처럼 얇고 작은 입술을 갖고 있는 그. 뭔가에 집중하면 한껏 내려가는 입꼬리와 앙다문 입술은 순한 얼굴 와는 달리 굉장히 섹시하다. 그의 눈에는 흉터가 하나 있는데 어떻게 왜 생겼는지 모르지만, 그를 볼 때마다 그 눈을 한 번 만져보고 싶다. 그의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싶다. 그를 떠올리면 어김없이 그가 보고 싶다는 큰 벽에 부딪히고 만다. 그가 너무 보고 싶다.